물 좋은 안초비를 구하는 것이 관건이다. 신선한 안초비는 은빛이 돌고 눈이 튀어나와 있다. 머리를 따고 이때 딸려 나오는 내장 일부와 두 개의 작은 지느러미를 제거한다. 특히 내장과 지느러미를 제거한 후 안초비를 다시 물에 씻어서는 안된다.
큰 병을 준비해서 소금을 1cm두께로 깐다. 안초비를 꼬리가 중앙에 오게 해서 한 마리씩 나란히 놓는다. 안초비들 사이가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것이 중요하다. 가운데에는 안초비를 둥글게 말아서 놓는다. 그 위에 다시 소금을 1cm두께로 깐다. 소금층을 손으로 눌러주고 다시 안초비를 깐다. 이런 식으로 중간에 가끔 월계수잎이나 정향이나 고추를 넣어가면서 안초비와 소금을 층층이 쌓는다. 맨 위는 소금으로 덮고 손으로 누른다. 이후 48시간 동안도 가끔 들여다보면서 소금층을 손으로 눌러 다진다.
이것을 며칠 두면 안초비에서 즙이 우러난다. 맨 위에 뜨는 기름은 비리고 역한 맛이 나기 때문에 걷어내야 한다. 좀 더 놓아두면 안초비가 액체 속에 잠긴 모양이 될 것이다. 이때부터 병째로 냉장고에 넣거나 서늘한 곳으로 옮겨서 적어도 석 달 동안 재운다.
보존 기간이 길수록 안초비는 짭짤해지고 풍미가 더한다. 중요한 것은 안초비가 액체 속에서 완전히 잠겨야 한다. 이렇게 만든 안초비 소금 절임은 몇 년씩 두고 먹을 수 있다. 먹기 전에는 잘 헹구고 등뼈를 제거한다. 짠맛을 빼고 싶으면 찬물에 30분은 담가두어야 한다.
*그리스인들이 식전에 양파와 식초를 곁들여 즐겼다는 타리코스를 현대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. 안초비를 소금에 일 년쯤 절이면 갈색 액젓이 생기는데 이게 바로 가룸이다.
재료(1리터 병으로 하나), 신선한 안초비 500g, 잿빛 바다소금500g, 월계수잎, 정향 약간, 취향에 따라 고추도 약간.